6월 25일 토요일 아침, 익숙한 알람소리에 실눈을 떠 시간을 확인했다. 이른 아침시간이었지만 분당에서 강릉까지 가려면 넉넉히 3시간은 잡아야 했기에 외마디 신음과 함께 더 자려는 몸을 억지로 일으켜 나갈 채비를 마쳤다. 머릿속으로는 ‘토요일 아침, 강릉, 10시까지, 실화인가’ 라는 생각만 맴돌았고 강릉까지 차로 동행하기로 한 동료선생님과 만나 이 아름다운 현실을 공유하며 자그마한 위로를 받았다. 출발할 때만 해도 장마가 시작되려는지 구름이 잔뜩 낀 날씨였는데, 강릉으로 가는 동안 점차 구름은 걷히고 맑은 하늘이 초록빛깔 산새와 어우러져 마치 여행을 떠나는 것 같아 기분이 점차 좋아지기 시작했다.

그렇게 제 16기 Future Forum 이 시작되었다. 초유의 코로나 바이러스 전염병 사태로 인해 3년만에 개최된 행사여서 더욱 뜻깊었고, 이제 막 전문의자격증을 취득한 1년차 전임의로서 세부전문분야의 초석을 세우는 시간이 될 것 같아 설레는 마음으로 강릉아산병원 대강당 별관에 들어섰다. 임한기교수님의 슬기로운 펠로우 생활기를 시작으로 김창우교수님의 학술발표의 정석, 배성욱교수님의 영향력 있는 논문을 쓰는 법, 박수민선생님의 성공적인 개원을 위한 준비, 그리고 정순섭교수님의 보험관련지식까지 모두 대장항문외과 의사로서 알아두면 꼭 도움이 될 내용들 위주로 알차게 구성해주셔서 한 강의, 한 강의가 정말 주옥같았고, 소중한 주말에 이렇게 따로 시간을 내주셔서 좋은 강연 해주심에 감사하다는 이야기를 꼭 전하고 싶었다.

점심식사 후 나눠받은 티셔츠로 환복하고 강릉에서 30-40분 정도 이동하여 오대산국립공원에 도착했다. 오대산국립공원의 탐방코스가 대략 8코스 정도 있는 것 같았는데, 우리는 그 중 소금강산 코스로 구룡폭포까지 트레킹하는 일정이었다. 워낙 오랜만에 해보는 등산이고, 햇빛도 쨍쩅 내리쬐고 있어서 과연 잘 버틸 수 있을 지 걱정했지만 많은 선생님들과 함께 같은 옷을 입고 트레킹하다보니 마치 하나가 된 듯한 소속감이 생기고 뒤에서 힘내라며 짐을 들어주겠다고 말씀해주시는 김민정교수님이 계셔서 무리없이 일정을 소화할 수 있었다.

숙소에 도착해 짧은 휴식시간을 가지고 바로 회식장소로 향했다. 이 시간에 Future Forum 의 진정한 의미를 알 수 있었던 것 같다. 모든 임원진 선생님들께서 진심으로 대장항문외과에 첫발을 내디딘 신입회원들을 환영해주셨고, 현재 우리가 당면한 문제들에 대한 해결책과 앞으로 헤쳐나가야 할 과제들을 가감없이 말씀해주시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그리고 이번 기회로 대한대장항문학회의 미래가 될 여러 전임의선생님들을 만나 얼굴도 익히고 서로의 고민도 공유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서 참 뜻깊었다. Future Forum 행사를 기회로 평소에 쉽게 만날 수 없었던 여러 선생님들과 한자리에 모여 얼굴 맞대고 이야기 나눌 수 있어서 좋았고, 인생을 살아가며 이 하루는 절대 잊지 못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