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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pox와 대장항문외과 의사의 역할
국립중앙의료원
송인규 현대 사회는 국제 여행 및 국제 무역이 빠르게 증가하고 도시화에 따라 인구 밀집도가 증가하게 되어 과거에 비해 오히려 pandemic infection 이 유행하기 쉬운 환경이 되었습니다. 이런 환경 속에서 2019년 12월에 처음 등장한 COVID-19는 인류의 거의 모든 것에 큰 영향을 주었으며 감염질환에 대한 인류의 위기감은 그 어느 때보다 고조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또 다른 감염의 확산-MPOX(Monkeypox virus) 감염의 확산이 보고되었으며 국내 의료진들을 포함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이 새로운 감염병의 국내 초기 확진자 몇 명을 조기에 진료해 본 필자는 감사하게도 대장학문학회 회원들의 인기 웹진인 가온누리에서 기회를 주어 MPOX에 대한 경험을 이 지면에 공유하려 합니다.
MPOX는 원숭이두창 바이러스(Monkeypox virus)에 의해 발생하며 해당 바이러스는 1958년 실험실 원숭이에서 처음으로 발견되었고, 1970년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인체감염 첫 사례가 보고되었습니다. 이번 유행 전까지는 중앙 아프리카 및 서부 아프리카의 농촌 열대우림 지역에서 주로 발생하는 풍토병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하지만, 2022년 5월 원숭이두창 바이러스 감염이 풍토병 지역이 아닌 유럽과 북미를 중심으로 다수 국가에서 보고되었으며, 2022년 6월 국내에도 첫 확진자가 발생하였습니다. 1 2022.06.17. WHO의 보고서에 따르면 해당 시기의 MPOX 확산은 항문과 생식기 주변에서 주로 병변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되어 있어 이에 많은 대장항문외과 학회원들께서 관심을 가지셨으리라 생각됩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국내에서도 COVID-19에서의 경험을 발판으로 하여 질병관리청을 중심으로 발빠르게 신종 감염병에 대한 대응에 나섰습니다. 해외 전파 사례가 나오면서 MPOX 위기경보를 관심으로 설정 후 검역 및 국내 일부 의료진들의 사전 예방접종을 시행하였으며, 국내 첫 확진자 발생 이후 MPOX 위기경보 단계를 관심에서 주의로 격상하고 MPOX 대응 지침을 지속적으로 배포하며, 치료제 확보에도 노력하였습니다. 그러한 노력들이 빛을 발하여 확진자 수는 2023년 5월부터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로 전환되었으며 2023.09.06. 까지 국내 확진자는 141명이었고 다행히도 사망자는 없었습니다. 이에 MPOX 위기경보 단계를 주의에서 관심으로 다시 하향조정할 수 있었고 그 이후에도 현재까지 국내 지정병상 운영 및 격리 입원 치료비, 예방접종 지원은 유지 중입니다. 2
이러한 흐름 속에서 필자가 속해 있는 국립중앙의료원은 질병관리청과 긴밀한 교류를 하며 COVID-19 와 같은 사태가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준비를 하였고 2022년 6월 MPOX 접촉 가능성이 있는 의료진들에게 MPOX 예방접종을 공식적으로 권고하였습니다. 그 시점까지 대한민국에는 두창 백신 중 생백신인 2가 백신밖에 준비되어 있지 않은 상황이었습니다. 2가 생백신은 1회 접종하며 분지침을 사용하여 난절법으로 경피투여(약 15회 찌름)합니다. 부작용으로는 접촉부위에 영구적으로 흉터가 남으며, 접종부위 접촉 시 타인 혹은 타 부위에 전염이 가능하다고 알려져 있고 그 외에도 여러 부작용이 걱정되어 부끄럽게도 필자는 2가 백신을 맞지 않았습니다. 물론 원내의 여러 훌륭하고 용기 있는 다른 의료진들은 이 시점에서 접종을 하였습니다. 2022년 8월, 사백신인 3가 백신이 국내에 보급되게 되었고 이 시점에 필자 또한 백신접종을 완료할 수 있었습니다. 3가 백신은 4주 간격으로 2회 접종하게 됩니다. 3가 백신의 부작용은 Table 1에 정리하였으며 필자 또한 약 2일간 주사부위 통증과 전신 근육통을 겪었습니다. 필자 개인의 경험으로는 COVID-19 화이자 백신보다 부작용이 조금 더 심하게 왔었으나 2일 정도 후 호전되었습니다.
Table 1. JYNNEOS 투여 후 일차적 이상반응3
백신 접종과 MPOX 진료 지침 숙지 등 만반의 준비를 마친 필자는 2022년 11월 MPOX 환자와 첫 대면을 하게 됩니다. 해당 환자는 감염내과에 입원해 있던 MPOX 확진자로 항문주위 통증을 호소하여 대장항문외과로 의뢰된 환자였습니다. 이 때 필자는 직접 MPOX 피부 병변을 확인하는 경험을 할 수 있었으며 해당 환자는 보존적 치료 후 항문 주변 질환이 호전되었습니다. 2023년 4월 필자는 외래에서 다시 한번 MPOX 환자를 진료하게 됩니다. 해당 환자는 18개월 전 필자에게 anal fistula와 anal condyloma 로 수술받은 적이 있었던 HIV 보균자로, MPOX 역학조사결과에 따라 방문한 것이 아닌 항문 주변부에 고름이 난다면서 찾아왔습니다. 다행이 MPOX 환자의 피부병변을 확인한 경험이 있었던 필자는 항문의 시진만으로 MPOX 가능성을 추정할 수 있었습니다. 병력 청취결과 외래 내원 1주일 전부터 발열이 약 하루 정도 있었고, 발열이 잦아든 이 후 얼굴, 등, 가슴, 허벅지 등에 피부 궤양이 동반된 것을 확인하였으며 최근 coitus Hx. 를 확인하여 MPOX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이에 필자는 소속 의료기관의 감염관리팀으로 환자를 인계하였으며 해당 환자는 MPOX로 확진판정되었습니다. 해당 환자의 항문 병변 사진을 Figure 1에 첨부합니다.
Figure 1. MPOX 환자의 항문 병변 사진
일반적인 MPOX의 임상양상은 다음과 같습니다. 잠복기는 5~21일이며 치명률은 1% 미만으로 보고되나 풍토병 국가를 중심으로 하는 중앙아프리카 계통 MPOX의 치사율은 약 10%로 보고됩니다. 인수 공통 감염병으로 전파 경로는 동물→사람, 사람→사람, 감염된 환경 →사람으로 전파됩니다. 주로 접촉성으로 전파되나 흔치 않게 비말이나 공기에 의해 전파 가능합니다. 임상양상으로는 발병 초기에 발열, 두통, 림프절병증, 요통, 근육통, 근무력증 등과 같은 증상이 나타나며 1~3일 후에 얼굴 중심으로 발진 증상을 보이며 원심형으로 주로 팔, 다리 등 신체 다른 부위로 확산되게 됩니다. MPOX 발진은 경계가 분명하고 깊게 자리잡고 있으며, 배꼽처럼 중앙이 파인 모양입니다. 특히 2022년 5월 이후 비풍토병 국가에서 유행 중인 사례는 전구기(발열 등)가 없거나 발진 후에 전구기가 나타나기도 합니다. 그 외에도, 특정부위(항문, 생식기)에 발진 수가 5개 미만으로 나타나기도 하며 항문 궤양, 구강 점막 궤양, 항문직장 통증 등을 동반하는 사례가 다수 보고되었습니다. 발진 진행은 반점→수포→농포→가피 를 거치며 딱지가 형성되어 탈락합니다. Table 2에 MPOX와 다른 발진 질환의 비교표를 수록합니다.4
MPOX 환자의 치료는 자연회복 및 대증치료가 우선시되며, 필요시 항바이러스제 치료하게 됩니다. 사람에서 치료효과가 증명된 약제가 없기 때문에, 중등도가 어느 정도 이상인 환자에게 치료제를 투여해야 하는지도 알려진 바가 없어 진료를 담당하는 전문의사의 판단에 따라 위험도에 따른 이득과 손해를 고려하여 치료제 투여 여부를 결정하게 됩니다. 단순히 성기, 항문/항문주위의 병변 만으로 투여를 고려하지는 않으나 필자의 경험상 일반적인 경우보다 항문 주변 병변이 심하고 환자의 주관적 증상 호소가 심한 경우에는 항바이러스제 투여가 도움이 되었습니다. 항바이러스제로는 테코비리마트(Tecovirimat, TPOXX)를 권고하고 해당 약제가 투여 불가능한 경우에는 브린시도포비어(Brincidofovir, Tembexa)를 투여하게 됩니다.5 아직 대장항문외과의로서는 경험이 적은 필자에게 대장항문외과의 진료 범위는 실로 광범위하여 평생을 학문에 매진하여도 경지에 오르기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기존의 질환을 공부하는데도 버거운 와중에 신종 질환까지 대비해야 하는 의료진들의 천고만난(千苦萬難)의 환경에서 국내 대장항문외과의사 중에서는 MPOX를 비교적 빠르게 접해본 필자의 짧은 경험이 여러 의료진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라며 글을 마칩니다.
<<Reference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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