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1월24일, 한겨울 답지 않게 포근하고 청명한 날씨 속에 내시경연수강좌가 온라인으로 개최되었다. COVID-19의 여파로 오로지 영상강의로만 진행된 이번 강좌는 대한대장항문학회 김광호회장님의 개회사로 시작되었다. 연수강좌는 4개의 세션으로 구성되었다.

첫 번째 세션은 내시경을 시작하시는 선생님들을 위한 강의로 장정결제, 대장내시경 삽입법, 진정 요법 및 소견 기록법에 대한 강의가 있었다. 조금이라도 편하게 장 정결제를 복용하고 싶어하는 수검자들이 늘어나면서, 장정결제도 점차 다양해지고 있다. 장정결제는 복용이 쉬우면,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는 위험성도 늘어나므로 적응에 맞게 적절히 처방할 수 있도록, 종류 및 원리, 처방금기증 등을 잘 숙지하고 있어야 하겠다. 대장 병변의 발견과 치료를 위해서 가장 기본적인 것은 내시경을 맹장까지 삽입하는 것이다. 각종 내시경 기법들이 실제 어떻게 작용하여 loop를 만들고 푸는지 모형으로 보니 이해하기 쉬웠다. 1:1 토의 시간에 임상에서 어려운 증례를 만났을 때, 다른 시술자와 손을 바꾸거나 포기할 줄도 알아야 한다는 좌장선생님의 경험에서 우러난 말씀이 기억에 남는다. 진정요법에 대해서도 진정관련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수검자가 깨어서 움직이는 것인지 통증 때문에 움직이는 것인지를 감별해서 진정제 추가 여부를 결정하라는 연자 선생님의 진심 어린 충고가 인상 깊었다. 내시경의 결과는 정확한 정보전달과 치료의 표준화를 위해 표준 양식에 맞춰 기록해야겠다.

두 번째 세션은 내시경 중급자들을 위한 강의들로 먼저 좌장님의 강의를 통해 다양한 용종을 제거하기 위한 방법들을 살펴보았다. 그 중에서도 Cold snare polypectomy는 용종절제 후 증후군, 지연출혈 또는 천공에 대한 우려가 적고 생검 절제법에 비해 완전 절제율이 높다는 장점이 있으므로 적응증이 된다면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좋겠다. 다음으로 염증성 장질환의 내시경 소견을 알아보았고, 임상에서 이를 진단하였을 때 어떻게 치료하는지 연자 선생님의 노하우를 전수받을 수 있었다. 다음으로 비특이적 병변에 대한 강의에서는 평소 대수롭지 않게 생각해서 지나칠 수도 있는 병변들도 다시 한번 들여다보고 생검을 아끼지 않아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다.

세 번째 세션은 내시경 복강경학회의 협조로 구성된 위내시경에 대한 강의로 위내시경의 구조와 표준검사방법, 위내시경 소견 기술하기, 헬리코박터균 진단과 치료에 대한 내용으로 발표가 이뤄졌다. 위내시경의 기초와 표준 검사방법을 공부한 후 소화기내과 선생님 두 분의 강의가 이어졌다. 위내시경은 삽입이 쉬운 대신 아는 만큼 볼 수 있다고 할 만큼 병변의 발견과 관찰이 어렵고, 소견의 기술도 대장내시경과 비슷한 듯 하나 조금 더 섬세하다. 위내시경 기록의 표준화를 위해 힘쓰고 계시는 이준행교수님의 강의가 위내시경을 하고 계시는, 그리고 이제 시작하시는 선생님들께 많은 도움이 되셨으리라 믿는다. 그리고 헬리코박터 진단에서는 치료에 대한 최신지견 및 추적검사법도 같이 다루어졌다. 검진 위내시경을 할 때는 헬리코박터의 진단과 치료에만 그치지 않고 제균 여부의 추적검사도 잘 알고 시행할 수 있어야 하므로 매우 유익한 강의였다.

네 번째 세션은 내시경의 소독과 내시경실의 구성과 같은 다소 어렵지만, 국가암검진을 대비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알아야 하는 내용들과 EMR/ESD 같은 고급기술, colonoscopy후 추적검사에 대한 최신지견 등을 살펴보았다.

처음 내시경을 배우기 시작할 때 늘 옆구리에 끼고 다니던 내시경 교재가 있었다. 튜터 선생님께서 그것을 보시고 ‘같은 책도 초심자일 때 보던 것과 상급자가 되어서 다시 보는 것은 또 새롭다. 늘 배울게 있다’ 고 말씀하셨던 것이 떠오른다. 내시경 연수강좌의 특성 상 매번 비슷한 주제를 다루고 있어 다 아는 것 같으면서도, 막상 강의를 들으면 스스로의 부족함을 깨닫고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어느 덧 바뀐 새로운 지침과 지견에 놀라기도 한다. 의학은 늘 발전하고 있고, 배움에는 끝이 없다.

2021 내시경 연수강좌는 마지막 강의가 끝날 때까지 많은 선생님들께서 퇴실 버튼을 누르지 않고 자리를 지켜주신 가운데 강원경 내시경위원장님의 인사와 함께 막을 내렸다.

이번 내시경 강좌는 대장내시경 연수강좌에서 소화기계 내시경 연수강좌로 확대하여 진행한 2번째 연수강좌였다. 상부위장관, 하부위장관 강의를 분리하였던 예년과 달리 한 세션 전체를 상부위장관 관련 강의로 편성하였는데, 출석하신 선생님들의 호응(출석율)도 좋았다고 한다. 이런 학회의 노력과 회원들의 열망이 반영되어, 국가암검진 통합 4주기 내시경 평가에는 우리학회의 연수강좌 평점이 평가항목에 들어갈 수 있기를 바란다.

내 공간에 편하게 앉아서 강의를 듣는다는 편리함과 오가는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는 효율성은 온라인 강의의 장점이다. 그 동안 거듭된 온라인 학술대회의 경험치가 반영된 덕분인지 100% 사전 녹화로 이루어진 이번 연수강좌는 차분하고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일부러 시간을 내고 수고를 들여 학회장을 찾아가서 강의를 듣는 번거로움, 커피 한 잔을 마시며 익숙한 사람, 새로운 사람을 만나 대화하는 즐거움과 어색함, 마지막 강의를 듣고 퇴실 체크를 하며 학회장을 나설 때의 후련함과 뿌듯함이 조금은 그리웠던 것 같다.

하루 빨리 COVID-19의 위협에서 벗어나 동료들과 선후배 선생님들을 학회장에서 다시 뵙고, 함께 지식을 나누고 토론할 수 있는 날이 돌아오기를 기대해 본다.

내시경위원회 간사 시수민

귀한 시간을 내어 참석해주신 선생님들, 원활한 진행을 위해 많은 수고를 해주신 연자 및 좌장선생님, 사무국, 온라인 대행사에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