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의대 외과학교실
민병소

바다 바람이 조금 차게 느껴졌지만 맑고 파란 하늘 아래 멀리 뻗어 있는 수평선이 후련하게 느껴졌다. 제54차 학술대회 예정지였던 부산 시그니엘 호텔은 그랜드볼룸과 함께 야외 테라스가 있었고 바다가 보이는 근사한 뷰를 가지고 있어 그곳을 어떻게 활용할지 현장 답사에 참석했던 학회 임원진 모두가 꽤나 심각하게 고민했던 기억이 난다. 칵테일 파티, 야외 바비큐 파티 등등 여러 아이디어가 오갔지만 결론은 코로나 사태가 어느 정도 해결이 되어서 4월에 모든 학회 회원들을 부산에서 만날 수 있게 되기를 바라는 간절한 기원으로 끝맺었다.

아쉽게도 이 번 제54차 학술대회는 작년에 이어 또 다시 온라인으로 진행되었다. 죄장 및 연자 그리고 패널 토의자를 제외하곤 모두가 온라인 접속을 통해 학회에 참석하게끔 되었다. 온라인이었지만 학술대회는 예전처럼 금요일 오후부터 일요일 오전까지 3일동안 3개의 방(?)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되었다. 다채롭고 풍성한 학술 프로그램을 통해 여러 대장항문 질환에 관한 최신 지견을 배울 수 있었으며 몇몇 중요한 주제에 대해서는 심도 깊은 논의가 이루어 졌다

금요일 오후의 Best Oral session에서는 코로나 사태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연구자들이 위축되지 않고 코로나 이전에 못지 않은 훌륭한 연구 결과를 발표하는 것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Best oral과 Free Paper 세션에서 젊은 연구자들의 발표를 들으면서 우리 학회의 든든한 미래를 볼 수 있었다.

‘Present and Future Treatment of Colorectal Cancer in Korea’라는 제목의 김광호 회장님 강연은 회장님의 오랜 세월의 내공이 느껴지는 명강의로 여러 회원들에게 감명을 주었다. 개인적으로는 오프라인으로 진행되었다면 더 큰 감명을 주었을 것이라는 아쉬움을 느겼다.

COVID-19 세션은 시대적 요구에 맞게 코로나 시대에 대장항문 외과의사로서 알아야 할 필수적인 내용들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특히 외과 관련 내용에만 국한되지 않고 코로나와 관련된 여러 내용을 광범위하게 다루어서 평소 접하지 못했던 부분까지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학술위원회에서 오랜 시간 고민하여 만든 노력의 흔적을 엿볼 수 있는 풍성한 프로그램이었으며 3일 모두 접속자수 800명 이상으로 예년보다도 많은 회원들이 참여하였다. 학술프로그램 뿐 아니라 학회 기간 진행 중 발표 현장의 진행이나 온라인 진행 모두 별다른 문제 없이 잘 진행되도록 애쓴 학회 운영진의 노고를 느낄 수 있는 훌륭한 학회였다.

다행히 내년 제55차 학술대회를 부산에서 개최하기로 이사회에서 결의되었다. 부디 내년에는 부산 해운대에서 모두들 만나 뵐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