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지대학병원
하헌균

코로나로 인해 사람 사이의 모임이 줄어들며, 개개인이 따로 시간을 보낼 방법을 찾아야만 했습니다. 제가 찾은 방법은 자전거타기였습니다. 이 글에서는 자린이(자전거+어린이, 즉 자전거 초보)로서 제가 겪은 경험을 바탕으로 자전거 입문자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제공해드리고자 합니다.

로드 자전거 입문

코로나로 인해 대중교통을 거의 이용하지 않고 자차로만 출퇴근을 하고, 다른 사회적 모임도 없고, 신체적 활동도 거의 안 하고 지내던 어느 날, 몸무게의 앞 자리가 바뀌었습니다. 예전에 몇 달에 걸쳐 1kg씩 증가할 땐 ‘체중이 좀 늘었네.’라며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는데, 체중의 앞 자리 숫자가 올라간 것은 무척이나 충격적이었습니다. 아! 내가 이렇게 몸 관리를 안 하면 안 되겠구나라고 느낄 무렵, 때마침 중고 거래 게시판에 자전거가 한 대 눈에 들어왔습니다. 연식도 오래 되었고, 그 연식에 비해 아주 저렴한 가격도 아니었지만, 홀린 듯 에누리도 없이 구입해왔습니다 (자전거 중고 거래가 활발한 곳: 네이버-중고나라, 도싸-http://coreabike.com, 당근마켓),

운동용 자전거는 용도와 형태에 따라 크게 로드, MTB, 하이브리드로 나눕니다. 로드 자전거는 염소의 뿔처럼 아래로 말려 구부러진 핸들이 달려 있는, 속도를 높여 타는데 초점이 맞추어진 자전거이고, MTB는 mountain bike, 즉 산에서 탈 수 있도록 완충장치가 있고 튼튼한 자전거, 그리고, 하이브리드는 두 자전거의 특성을 반씩 따온 자전거입니다. 로드 자전거는 공기 저항을 줄이기 위해 몸을 앞으로 많이 숙이고 타야 하고, 바퀴 폭도 얇습니다 (23-28cm). 자전거 차체 또한 몸에서 자전거를 거쳐 땅까지 최대한 효율적으로 힘을 전달할 수 있도록 고안되어 무척 단단합니다. 이로 인해, 땅의 요철과 충격이 그대로 몸으로 전해져 승차감이 나쁩니다. 대신 다른 형태의 자전거보다 가볍습니다 (6-12kg). MTB는 이와는 달리 비포장도로, 산길 등에서 탈 수 있도록 자세가 편안하고, 바퀴 폭이 두꺼우며, 앞바퀴 또는 뒷바퀴에도 완충장치가 달려 있으나, 그만큼 무게가 많이 나갑니다. 하이브리드 자전거는 로드에 가까운 형태와, MTB에 가까운 형태가 있어서 좁은 바퀴폭으로 빠른 속도를 낼 수 있는 대신 자세가 약간 편한 형태의 로드형 하이브리드와, 이와는 달리 바퀴가 튼튼하지만, 산에 가는 용도는 아니기에 완충장치나 차체 강성을 줄여 무게를 줄인 MTB형 하이브리드가 있습니다.

제가 마음에 두었던 자전거는 로드 자전거인데, 내가 저 자세를 감당할 수 있을까 자신이 없어 망설이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로드자전거 대여 어플리케이션(라이클-https://www.lycle.kr)을 통해 비교적 싼 값에 하루 대여해서 타보고는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어 바로 로드 자전거를 구입하였습니다.

사람이 적은 이른 아침 시간 한강변 자전거 전용도로를 달리면 너무나도 기분이 좋았습니다. 낡은 저렴이 중고 로드 자전거임에도 그 역할을 충실히 해주어, 쫄쫄이 입은 로드자전거 고수를 제외한, MTB나 일반 자전거는 거의 대부분 추월할 수 있었습니다. 시간 나면 자전거 유투버의 동영상도 보았는데, 이들이 속도, 심박, 파워까지 영상에 심어 보여주는 것을 보고선, 따라해보고 싶은 생각에 속도를 보기 위해 핸드폰 거치대와, 저렴한 심박계도 하나 구입을 하였습니다. 첫 라이딩은 30분이었습니다. 거리는 불과 10km 밖에 되지 않았는데도, 숨이 턱밑까지 차고, 오른쪽 옆구리가 결리고, 허벅지에는 뻣뻣하게 통증이 왔습니다. 그러나 매 회 거리를 조금씩 늘여갔고, 언젠가부터는 차오르는 호흡, 허벅지의 뻐근함이 묘한 쾌감으로 바뀌기 시작하였습니다. (220-나이)의 최대 심박수 약식 계산법을 이용했을 때, 처음에는 최대심박수에 한참 못 미침에도 엄청 힘들었는데, 운동을 반복하며 관찰하니, 힘들다고 느끼는 심박수가 차츰 올라 최대 심박수에 근접하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심폐기능, 하체 근육을 극한에까지 몰아 붙여 운동을 하면, 머릿속에 맴돌던 자잘한 걱정들을 지울 수 있었습니다. 샤방샤방 경치도 보고, 유유자적 자전거를 타는 스타일

사고

그러던 어느 날 사고가 났습니다. 가을 주말 아침 10시경에 한강 자전거 도로에는 사람이 무척 많았습니다. 제 앞에 두 사람이 직렬로 가고 있었습니다. 두 사람을 왼쪽으로 지나쳐 한 번에 추월하겠다는 생각에 속도를 높이는 순간 제 바로 앞 사람이 갑자기 왼쪽으로 방향을 틀며 저와 추돌하고 말았습니다. 저는 데굴데굴 구르며 넘어졌고, 등이 바닥에 쓸려 끌려가는 것을 느꼈습니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팔꿈치와 무릎에 찰과상을 입었는데, 튼튼한 옷을 입었던 덕에 등은 괜찮았습니다. 자전거는 바퀴가 찌그러져 돌아가질 않았고, 핸들도 틀어져 있었습니다. 그리고, 길 가운데 널부러진 자전거를 들어올리는 순간 오른손 손목이 시큰하며, 어마어마한 통증이 느껴졌습니다. 아마 인대 손상을 입은 모양입니다. 그나마 장갑을 끼고 있어서 손바닥 찰과상은 피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더욱 놀랐던 것은 길에 떨어져 있는 헬멧 조각을 보았을 때였습니다. 내 헬멧이 부서졌나 하고 만져보니, 제 것이 아니라, 상대 라이더의 헬멧이 박살 나 있었던 겁니다. 다행히 그 분도 헬멧 덕에 큰 부상이 없었고, 점잖으신 분이어서 네탓내탓 시비 붙지 않고, 편찮은 곳 있으면 나중에라도 연락 달라며 전화번호 교환하고 끝났습니다. 그러나 이후 한달 동안은 손목 통증으로 자전거를 타고 나갈 수가 없었습니다.

한강 도로에서 자전거를 한 시간 정도 타면 자전거 사고로 다투고 있는 사람들과, 출동한 경찰을 한 번씩은 보게 됩니다. 정말 흔하게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항상 조심해야 합니다. 특히 속도를 즐기고자 하는 분들은 절대 주말 낮에 한강 자전거 도로에 나가서 타면 안 됩니다. 크게 다칠 수 있으며, 어린이들도 많아 누군가를 크게 다치게 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자전거 타시는 분들은 누구라도 반드시 안전 장구를 챙겨 갖추어야 합니다. 헬멧, 장갑, 고글은 필수입니다. 어두워질 경우에 대비해서 전조등과 후미등도 반드시 갖추고 있어야 합니다. 안전 속도를 준수하는 것이 좋겠으나, 속도를 내려 한다면 앞 상황, 뒷 상황을 체크하여 안전한지 확인해야 합니다. 앞 사람이 뭔가 불안한 낌새가 보인다면 적당한 거리를 두고 속도를 줄여야 하며, 누군가 뒤에 바싹 붙어서 쫓아오고 있다면 수신호를 해서 먼저 보내드리는 것이 좋습니다. 추월하거나 방향을 바꿀 때는 반드시 수신호를 하고, 음성으로도 주위에 알려주어야 합니다. 이어폰을 꽂고 자전거를 타면 다른 사람이 보내는 신호를 들을 수 없게 되므로 매우 위험합니다. 이렇게 유의하며 자전거를 타는데도 불구하고 사고는 날 수 있기 때문에, 특히 요즘 자전거는 준중형차 한 대 값만큼 나가는 경우도 종종 있기 때문에 일상책임보험에 가입해 놓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자신의 정당한 주행을 입증해줄 수 있는 자전거용 블랙박스도 설치할 수 있습니다.

한강 도로에서 자전거를 한 시간 정도 타면 자전거 사고로 다투고 있는 사람들과, 출동한 경찰을 한 번씩은 보게 됩니다. 정말 흔하게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항상 조심해야 합니다. 특히 속도를 즐기고자 하는 분들은 절대 주말 낮에 한강 자전거 도로에 나가서 타면 안 됩니다. 크게 다칠 수 있으며, 어린이들도 많아 누군가를 크게 다치게 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자전거 타시는 분들은 누구라도 반드시 안전 장구를 챙겨 갖추어야 합니다. 헬멧, 장갑, 고글은 필수입니다. 어두워질 경우에 대비해서 전조등과 후미등도 반드시 갖추고 있어야 합니다. 안전 속도를 준수하는 것이 좋겠으나, 속도를 내려 한다면 앞 상황, 뒷 상황을 체크하여 안전한지 확인해야 합니다. 앞 사람이 뭔가 불안한 낌새가 보인다면 적당한 거리를 두고 속도를 줄여야 하며, 누군가 뒤에 바싹 붙어서 쫓아오고 있다면 수신호를 해서 먼저 보내드리는 것이 좋습니다. 추월하거나 방향을 바꿀 때는 반드시 수신호를 하고, 음성으로도 주위에 알려주어야 합니다. 이어폰을 꽂고 자전거를 타면 다른 사람이 보내는 신호를 들을 수 없게 되므로 매우 위험합니다. 이렇게 유의하며 자전거를 타는데도 불구하고 사고는 날 수 있기 때문에, 특히 요즘 자전거는 준중형차 한 대 값만큼 나가는 경우도 종종 있기 때문에 일상책임보험에 가입해 놓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자신의 정당한 주행을 입증해줄 수 있는 자전거용 블랙박스도 설치할 수 있습니다.

자덕질 시작

손목부상으로 자전거를 타고 나가지는 못했으나, 이 근질근질한 심장을 마냥 놀게만 할 수는 없었기에 한달 가량은 실내자전거를 탔습니다. 그러나 바람을 가르는 쾌감을 느낄 수 없었기에 손목 통증이 호전된 후엔 곧 다시 자전거를 타고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한시간 동안 탈 수 있는 주행거리가 10km, 20km, 30km로 늘어 갔고, 한 번 쉬었다가 하야 하는 시간도 30분에서 한시간으로 늘어갔습니다. 그런데 자전거를 한 시간 정도 타게 되니 엉덩이가 아프더군요. 쫄쫄이 바지는 부끄러워서 못 입겠고, 그래서 패드가 붙어 있는 자전거 전용 내의를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지금까지는 스마트폰에 기본으로 깔려 있는 ‘삼성헬스’라는 어플리케이션을 사용해서 운동 거리도 기록하고, 속도도 측정해왔는데, 주행 거리가 늘어갈 무렵 스트라바(https://www.strava.com)라는 어플리케이션을 접하게 됩니다. 몸으로 완성한 운동 data를 공유하는 일종의 SNS이기에 주위에 자전거 타는 다른 선후배들도 간만에 소식을 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하루 주행 거리가 50km 정도 가능하게 되었을 때 한 후배와 연락을 하여 함께 한강 자전거 도로 라이딩을 하였습니다. 잠수교에서 만나, 자덕이라면 꼭 가 봐야 하는 코스, 아이유 고개를 돌아 오기로 계획을 짰습니다. 아이유 고개는 구리암사대교에서 수도권 1순환 고속도로 사이, 남쪽에 있는 작은 언덕으로 원래 이름은 암사고개인데, 언덕 형태가 오르막을 쭉 오르다가 잠시 평지, 또 쭉 오르다 잠시 평지, 마지막으로 쭉 오르는 형태라서 아이유의 노래 ‘좋은 날’의 3단 고음을 연상시킨다고 하여 붙여진 별명입니다. (맞은편 한강 북측에는 사정없이 가파르게 올라간다고 하여 ‘소찬휘 고개’가 있다고 합니다.) 이 암사고개를 넘어 잠시 휴식을 취한 후 집으로 귀가를 시작하였습니다. 약 40분 정도 탈 때마다 잠시 쉬면서 파워젤 (글루코즈+카페인의 젤), 당보충, 수분 보충을 했습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60km를 넘어서면서부터는 몸이 내 몸이 아니더군요. 어질어질하고, 속도도 나질 않았습니다. 이런걸 ‘봉크’라고 하더군요. 신기하게도 영어였습니다. “Bonk.” 자덕들의 만남의 광장 잠수교 남단에서 후배를 집에 보내고, 택시를 타고 집에 가야 하나 잠시 고민했으나, 처음 도전하는 장거리인데 포기하기는 아쉬워 꾸역꾸역 20여 km를 더 타고 드디어 집에 도착하였습니다. 제 정신이 아니었고, 서 있는 것조차 힘들었지만, 뭐든 먹어야 한다는 일념에 정신을 부여잡고 집에 있던 죽을 먹고, 빵을 먹고, 냉장고에 남아 있던 볶음밥을 먹고, 찹쌀떡을 먹은 뒤 잠시 후 와이프가 차려준 저녁밥을 또 먹었습니다.

의외로 몸은 빠르게 회복되어 이틀 뒤엔 다시 자전거를 탈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5일 후 또다른 코스에 도전합니다. 일명 ‘하트코스’로 안양천-한강-탄천-양재천-과천 인덕원-안양천으로 이어지는 코스인데 쭉 이어놓고 보면 하트 모양이라고 하여 붙여진 코스 이름입니다. 이 코스 길이는 약 70km인데, 80km를 경험한 후 70km를 타니 의외로 가뿐한 느낌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코스를 타다 보면 안양천에서 빠져나와 양재천을 타기까지 과천 정부 청사 앞에서 약 2km가량 차도를 타고 지나야 합니다. 처음으로 차도 주행을 경험했는데, 4차로의 넓은 도로이고, 차량 통행이 많지 않았음에도, 저는 자전거 도로 통행 규칙에 따라 맨 바깥쪽 차로, 그 차로에서도 바깥쪽으로 주행을 하고 있었음에도 뒤에서 차가 빵빵거리며 스치듯 위협운전을 하고 지나갔습니다. 상당히 무서웠던 기억이어서, 앞으로도 혼자서는 공도 주행은 하지 않으려 합니다. 자전거는 전용도로로 다니는 것이 가장 좋지만, 그럴 수 없는 경우엔 고민에 빠지게 됩니다. 우선 자전거가 인도로 주행하는 것은 불법입니다. 자전거는 차로로 다닐 수 있지만 (자동차전용도로 제외), 맨 우측 차선을 이용해야 하고, 맨 우측 차선에 가상의 중앙선을 그어 그 우측으로 통행해야 합니다. 버스 전용차선으로는 다니면 안 됩니다. 교차로에서 좌회전이 필요한 경우에는 좌회전할 수 없으며, 직진 방향으로 교차로를 한 번 건너고, 다음 신호에서 좌측 방향으로 한 번 더 건너는 방식으로 지나야 합니다. 이런 규칙 하에 자전거가 차로로 다닐 수는 있으나, 실제로 차로에서 자전거를 타면 정신 나갔냐며 손가락질을 받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저는 가능하면 피하려고 합니다

더욱 깊은 덕후의 세계로

로드 자전거의 프레임의 재질은 가볍고 튼튼해야 하는데, 크게 카본과 알루미늄 프레임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카본 프레임은 알루미늄 프레임보다 가볍고, 재질 자체가 약간의 충격을 완충해주는 특성이 있어서 승차감이 조금 좋아집니다. 대신 제조 공정이 수작업을 거쳐야만 하기 때문에 가격이 많이 비싸집니다. 몇 개월간 자전거에 재미를 붙여 저가입문형이 아닌 어느 정도 이상의 급으로 기변을 하고 싶긴 했는데, 어찌할까 고민고민하다가, ‘몸이 재산인데, 몸이 편하게 운동해야지!’라는 생각을 먹고 카본 프레임의 자전거를 덜컥 들여오게 됩니다. 자전거를 현관 앞에 세워놓지 않고, 굳이 베란다까지 들여다 세워 놓는 모습을 보고, 와이프가 저게 대체 얼마길래 그러냐고 자꾸 물어 보았지만, 끝까지 대답해 주지 않았습니다.

자전거도 다 같은 자전거가 아니라, 목적에 따라 여러 종류가 있듯이, 로드 자전거에도 여러가지의 종류가 있습니다. 포장도로에서 고속, 항속 주행에 유리한 ‘에어로’, 경량화에 초점을 맞추어 언덕을 올라가는데 유리하고, 또 경쾌한 스프린트를 맛 볼 수 있는 ‘올라운드’, 승차감이 편안하고 많이 굽히지 않는 자세가 가능해 장거리 주행에 좋은 ‘엔듀어런스’ 등이 있으며, 최근에는 모양은 로드 자전거 모양이지만, 비포장도로에서도 달릴 수 있는 ‘그래블’ 바이크도 등장하였습니다. 제가 들여온 모델은 올라운드인데, 막상 오르막은 잘 가지 않아 저에겐 에어로가 더 잘 맞나 싶기도 하고, 그렇다고 이걸 팔고 새로운걸 다시 사기엔 아쉽기도 해서, 현재 모델을 유지한 채로 에어로를 추가로 영입해야 하나 엉뚱한 고민을 하기도 합니다.

2. 클릿 슈즈

기변까지 했겠다, 차츰 주행 거리를 늘여가다 드디어 하루 100km를 돌파했습니다. 이 날 느낀 점이, 장거리를 타다 보니 요철이 있는 곳에서 페달에서 발이 떨어지고, 그러고 나면 발의 위치 잡기 위해 발을 구르지 못한 채 몇 초가 지나가고, 그 사이에 속도가 감소함을 느꼈습니다. 감소한 속도를 다시 회복하기 위해 힘을 더 써야 하니, 여러가지로 효율이 떨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이 것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자전거 전용 신발, 즉 클릿 슈즈/페달을 사용하는 것입니다. 클릿 슈즈는 발바닥에 ‘클릿’이라는 특수한 걸쇠를 붙이고, 전용 페달을 달아서 스키에 스키 부츠를 체결하듯 딸깍 끼워 고정하는 장치입니다. 빼고 싶을 때는 발목을 옆으로 틀면 빠집니다. 자전거에서 발을 떼지 못하면 잘 넘어질 것 같아 지금까지는 엄두를 못 내고 있었는데, 페달에서 발이 몇 번 털리고 나니 사용하는 것이 낫겠다 싶었습니다. 또, 클릿을 이용하면 페달을 밟아 눌러 전진하는 것뿐만 아니라, 끌어 당기는 힘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다리 근육을 사용하게 되고, 그만큼 효율을 높여 더 멀리 갈 수 있게 됩니다. 그러나 익숙해지기 전까지는 어느 정도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흔히 좌3우3 클빠링(클릿+자빠짐+라이딩)을 경험해야 안 넘어진다고 얘기 하는데 저 역시도 예외는 아니어서 현재까지 좌1우4 기록 중입니다.

3. 쫄쫄이

저도 예전엔 로드 타는 사람들은 왜 다 쫄쫄이를 입느냐고 이상하게 생각하던 사람이었는데, 저도 결국은 쫄쫄이를 입게 되었습니다. 예전에 샀던 패드 속옷은 자전거를 타다 보면 안장과의 마찰로 조금씩조금씩 흘러 내립니다. 뒤에서 엉덩이골이 보일까 신경 쓰이고, 또 허벅지 부분은 말려 올라와서 살이 쓸리게 됩니다. ‘빕’이라고 부르는 자전거 바지는 안에 패드가 있고, 레슬링복처럼 어깨에 걸치도록 이어져 있습니다. 모양은 우스꽝스러울지 모르지만, 엉덩이도 덜 아프고, 흘러내리지도 않아 자전거 타기엔 최적화된 디자인이었던 것입니다. 자전거 길을 다니다 보면 빕을 입고, 민망하니까 반바지를 겹쳐 입고 다니는 분들이 있는데, 이렇게 되면 엉덩이가 안장에서 자꾸 미끄러지기 때문에 불편합니다. 하의뿐만 아니라, 펄럭펄럭 거리는 상의도 상당히 거슬립니다. ‘저지’라 부르는 자전거 전용 상의는 공기 저항을 최소화하도록 몸에 착 붙게 디자인 되어 있으며, 게다가 주머니가 등 뒤에 달려 있어서 무언가를 넣어 놓아도 자전거 탈 때 걸리적거리지도 않습니다. 그렇습니다. 이제 저도 쫄쫄이를 입고 자전거를 타고 다닙니다. 몇 번 타고 나니 부끄럽지도 않습니다. 부끄러움은 남의 몫이죠……

앞으로 더 하고 싶은 것들

8개월동안 신나게 자전거를 타며 9kg를 감량했고, 지금은 먹을 것 실컷 먹으면서도 체중이 늘까봐 걱정하지 않습니다. 많이 먹었을 땐, 자전거 한 번 타러 갔다오면 600-1000 kcal은 소모할 수 있으니까요. 엉덩이 근육이 발달해서 가끔씩 제 손등이 엉덩이 근육에 부딪힐 땐 저 스스로 깜짝깜짝 놀라기도 합니다. 대신 상체는 좀 멸치 느낌입니다. 자전거 무게를 100g 줄이기 위해서는 100만원이 든다는 말이 있는데, 저는 그만큼의 돈을 투자하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에 체중을 1kg 정도는 더 감량하고자 합니다.

앞으로 자린이를 탈출하여 본격 자덕으로서 제가 하고 싶은 일들은 남산 업힐 (6분 이내 주파하면 고수라는데, 과연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국토 종주 (언제쯤에나 가능할지는 정말 기약이 없지만…) 등을 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더 갖고 싶은 것들은 파워미터 (자전거를 움직이기 위해 내고 있는 에너지를 페달에 걸리는 토크와 회전속도로 측정하여 Watt로 보여주는 장치-프로 선수들은 1600 Watt까지도 내는 것을 보았습니다), 액션 캠 (고프로), 그리고 ‘라파 (Rapha)’ 저지와 ‘아소스 (Assos) 빕 입니다. 아직도 사야 할 것들이 자전거 한대 값은 더 남았습니다.

8개월동안 신나게 자전거를 타며 9kg를 감량했고, 지금은 먹을 것 실컷 먹으면서도 체중이 늘까봐 걱정하지 않습니다. 많이 먹었을 땐, 자전거 한 번 타러 갔다오면 600-1000 kcal은 소모할 수 있으니까요. 엉덩이 근육이 발달해서 가끔씩 제 손등이 엉덩이 근육에 부딪힐 땐 저 스스로 깜짝깜짝 놀라기도 합니다. 대신 상체는 좀 멸치 느낌입니다. 자전거 무게를 100g 줄이기 위해서는 100만원이 든다는 말이 있는데, 저는 그만큼의 돈을 투자하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에 체중을 1kg 정도는 더 감량하고자 합니다.

지금까지 로드 자전거 입문 8개월차 자린이의 짧은 경험을 길게 풀어 이야기하였습니다. 이미 자전거를 즐기고 계신 분들은 ‘그래, 그럴 때가 있었지……’라며 공감하셨길 바라고, 자전거에 입문하고 싶으신 분들에게는 조금이나마 유익한 정보가 되었기를 바랍니다. 모쪼록 자전거 타실 때는 안전이 제일이니, 안전 장구 잘 챙기시고, 모두가 즐거울 수 있게 다른 사람을 배려하며 라이딩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