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27일, 명절연휴를 이틀 앞둔 일요일, 올해로 2회째를 맞이하는 APPC (Asian Pacific Proctology Congress) 2020이 온라인으로 개최되었습니다. Asian pacific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일본, 태국, 러시아 연자들을 포함한 다채로운 강의가 진행되었습니다. 다만 COVID-19라는 현시국에 어쩔 수 없이 온라인으로 개최되어 다수의 강의는 녹음 강의로 진행되어 유명한 연자분들을 직접 만나보지는 못한 것은 아쉬웠습니다. 아무래도 녹화 강의는 현장감이 부족하여 그런지 잘 집중이 되지 않았는데, 다시금 강당에서 여러 선생님들이 함께 모여 공부할 수 있는 시기가 빨리 돌아오길 바래봅니다.

온라인 컨퍼런스를 진행하는 동안 좌장 선생님들의 진행과 토의를 위한 작은 스튜디오가 서울양병원 세미나실에 마련되었는데, 원장님의 배려로 저를 포함한 양병원 외과 식구들은 스튜디오 옆에 마련된 공간에서 함께 모여 빔프로젝터를 통해서 강의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첫 번째 세션은 치핵, 두 번째 세션은 치루, 세 번째 세션은 변실금, 그리고 네 번째 세션은 직장탈로 구성되었으며, 점심시간을 이용하여 4차 산업시대를 맞아 양형규 원장님의 ‘대장내시경 분야에서 AI’에 대한 깜짝 특강도 luncheon symposium으로 진행되었습니다. 4개의 세션으로 이루어진 이번 컨퍼런스에 대장항문학회 이사장님이신 이석환 교수님, 現 학회장님 이신 김광호 교수님, 前 학회장님 이신 임석원 원장님께서 1세션씩 좌장을 맡아주시어 자리를 빛내어 주셨는데, 개인적으로는 높은 분들(?)을 가까이서 만나 뵙고 인사드릴 수 있는 기회가 되어 영광이었습니다.

첫 번째 치핵 세션은 일본의 Y. Hamahata 선생님의 치핵의 모양에 따라 nodular와 mucosal로 나누어 치핵절제술 또는 PPH의 적응으로 한다는 내용을 포함한 치핵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 이후 양형규 원장님의 Lift-up 치핵절제술, 그리고 구병원의 송기환 선생님의 PPH에 대한 practical한 내용으로 이루어 졌습니다. 두 번째 치루 세션은 일본의 A.Akita 선생님의 골반저근육의 해부에 대한 강의가 있었고, 양병원 신현근 선생님의 항문보존술식에 대하여 LIFT를 포함한 지금까지의 경험을 잘 정리해 주셨으며, 태국의 A. Rojanasakul 선생님의 LIFT에 관한 최근의 경험과 modification에 관한 강의가 있었고, 마지막으로 일본의 R. Kagawa 선생님의 deep anal fistula에서의 seton법에 관한 수술 동영상의 포함한 흥미로운 강의가 이루어 졌습니다.

세 번째 변실금 세션은 건국대 박웅채 교수님의 병태생리에 대한 심도 깊은 강의가 있었고, 부산 항운병원 황성환 선생님의 외과적 치료에 대한 정리가 이어졌으며, 경희대 이길연 교수님께서 비수술적 치료에 대하여 깔끔하게 정리해 주셨고 SNS에 대한 경험을 공유해 주셨습니다. 네 번째 직장탈 세션은 일본의 쓰지나카 병원의 K. Akagi 선생님이 직장탈 및 골반장기탈출증에서의 회음부 접근 수술에 대하여 자세히 설명해 주셨고, 송도병원의 현기훈 선생님과 대항병원의 이두석 선생님께서 각각 Laparoscopic rectopexy를 포함한 송도병원과 대항병원의 수술적 치료에 대한 경험을 훌륭한 수술동영상과 함께 공유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러시아의 P.Tsarkov선생님의 직장탈의 병태생리에 대한 자세한 강의가 있었습니다.

이번 컨퍼런스는 기존의 학회들보다 긴, 약 30-40분 이상의 시간동안의 패널토의 및 질의응답 시간이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이 덕분에 시간관계상 정기 학회에서는 진행되기 힘든, 내공 깊은 선배 고수분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 강의 하나하나 보다 더 갚진 시간으로 느껴졌습니다. 특히 치루 세션 후에 본원의 신현근 선생님의 ‘치루에서 항문보존술식’에 대하여 온라인상으로 많은 질문이 있었는데 이에 대한 열띤 토론이 인상 깊었고, 변실금 세션 후 이길연 교수님의 ‘비수술적 치료’에 대한 질의 응답 과정에서 변실금 환자에서 Loperamide의 사용에 대하여 강의에서는 듣기 힘든 좀더 practical한 내용을 들을 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또한 마지막 세션에서는 개인적으로 관심은 있었지만 경험이 부족한 Laparoscopic rectopexy에 대하여 현기훈 선생님과 이두석 선생님의 내공 깊은 경험담을 들을 수 있어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Covid-19로 인하여 날짜도 조정되고 온라인 컨퍼런스로 전환되는 등 APPC를 주최하는데 어려움이 많으셨을 텐데, 국내외 여러 연자분들을 섭외하시고 바쁘신 와중에도 좋은 자리를 마련해주신 양형규 원장님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3번째 APPC는 2년후에 개최 예정이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 계속해서 더 알차고 깊은 내용으로 정말 세계로 뻗어나가는 항문질환의 중심 학회가 되기를 바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