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 82
EISSN 2384-2776 2026 SUMMER
대한대장항문학회 소식지
가온누리란? 세상(누리)의 중심(가온데)이란 뜻의 순수 우리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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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ty of Hope National Medical Center, California 연수기 Ⅱ


  

한양의대
안병규


- 지난호에 이어

Arcadia에서의 생활
우리 가족이 정착한 곳은 병원에서 약 10분 거리에 있는 Arcadia라는 작은 도시였다. 나보다 1년 먼저 이곳에 연수를 와 계셨던 같은 병원 부인과의 배재만 교수님께서 많은 조언을 해준 덕분에 쉽게 집을 구할 수 있었고 살림살이 장만도 어렵지 않게 할 수 있었다. Arcadia라는 동네는 LA에서 많이 알려진 도시는 아니지만, 아담하고 조용하며, 무엇보다 학군이 좋기로 유명한 곳이다. 그래서인지, 자녀 교육에 관심이 많은 중국계 사람들이 많이 이주해 살고 있으며, 한국인들은 이전에 비해 많이 줄어든 편이라고 한다. 그러나, 가까이에 유명 백화점을 포함한 대형 쇼핑몰과 아울렛, 한인마트도 있어, 문화생활이나 먹거리에 전혀 어려움 없이 생활할 수 있었다. Arcadia 시에서는 계절마다 혹은 기념일마다 다양한 문화행사를 주최하는데, 시청 앞 넓은 잔디밭에서 겨울에는 snow festival이 열렸고, 여름에는 Rock & Night Movie Show가 열렸다. 우리 아이들이야 겨울마다 눈을 보았으니 감흥이 덜 했겠지만, 눈이 귀한 이곳 아이들에게 시청 앞에 설치해 놓은 작은 눈밭은 인기 만점이었다. 귀국을 앞두고 가족들과 서운한 마음을 달래며 캠핑 의자를 펼쳐놓고 집에서 준비해간 음식을 먹으며, 멋진 노을과 팜 트리를 배경으로 보았던 영화들은 이곳을 추억하는 낭만적인 풍경으로 기억될 것 이다.

가족과 함께
연수를 시작하며 배움의 목적 외에 또 하나의 목표가 있었다면 그동안 소홀했던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을 많이 갖자는 것이었다. 가정을 꾸리고 두 아들을 기르면서, 바쁜 병원 생활이라는 핑계로 아내와 아이들과 같이 한 시간이 많지 않았다는 자책에, 무조건 1년 동안은 가족에게 모든 걸 투자하리라 마음먹었다. 아이들과 함께 학교에 가고, 함께 운동하고, 함께 저녁 먹고, 함께 영화를 보고, 함께 누워 책을 보았던 1년 간의 시간… 아마 한국에서라면 할 수 없었던, 그리고 앞으로도 없을 것 같은 생활을 할 수 있었음에 감사하게 된다.

미국 문화 즐기기
단 한 달 만이라도 짬을 내어 여행하고자 하는 LA에서, 1년 동안 살게 된 건 대단한 행복이었다. 여행 책자에 빠지지 않고 나오는 유명 관광 명소들을 많은 시간을 들여 찬찬히 여행할 수 있었고, 인상 깊었던 곳은 다시 한 번 들러 구경할 수 있는 시간이 있었으니... LA 근교의 눈부신 비치와 헐리우드, 영화 라라랜드의 촬영지들, 다양한 주제의 박물관과 전시장, 각종 문화공연들을 가족과 함께 즐긴 그 시간들은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

미국에서의 연수 생활 중 국립공원 여행을 빼놓을 순 없을 것이다. 우리 가족 역시, 국립공원 여행을 계획하고 애뉴얼 패스를 알아보던 중, 초등학교 4학년생의 가족은 미국 내 모든 국립공원을 무료입장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유인 즉, 미국의 역사와 지리를 배우기 시작하는 초등학교 4학년들이 자국의 자연과 문화에 좀 더 많이 접할 기회를 주고자 오바마 대통령 시절 만들어진 제도라고 한다. 카드는 온라인으로 신청해서 받을 수 있는데 초등학교 4학년을 둔 가족이 1년간 사용할 수 있고 모든 국립공원의 방문자 센터에서 제시하면 무료입장 할 수 있어 큰 아이가 4학년이었던 우리 가족은 80달러나 하는 애뉴얼 패스 가격을 번 셈이었다. 실제 방문자 센터에서 이 카드를 제시하면 파크 레인져들이 4학년 학생을 반갑게 맞이하며, 환영해주는데 미국은 어딜 가나 아이들을 우선하고 친절하게 대하는 게 매우 인상적이었다.

다시.. 서울에서의 삶
1년간의 연수를 마치고 다시 일상에 복귀한지 벌써 두 달이 되어간다. 돌아오기 전에는 연수 생활의 즐거움을 아쉬워하였건만, 이제는 이미 까마득한 추억처럼 느껴진다. 사실 10년 동안 익숙해진 이 곳의 삶에 적응이라 할 것도 없겠지만, 주변은 이미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바로 병원생활에 적응시켜 주었다.

이 연수기를 쓰면서 다시 한번 연수 생활의 즐거웠던 기억을 떠올리게 되어 행복했고, 1년 동안 아프지 않고 탈없이 지내 준 두 아들, 그리고 철없는 남자 셋을 뒷바라지 해준 아내에게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 그리고 연수 기간 동안 제 환자들을 잘 돌보아 주신 이강홍 교수님께도 지면을 통해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모쪼록 저의 연수기가 해외 연수를 준비하는 동료, 후배 선생님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기를 바라며, Los Angeles로 연수를 계획하시는 분들은 City of Hope도 꼭 한번 고려하기를 바랍니다.




사진6. 병원 캠퍼스 내의 아름다운 정원들. 이런 곳에서 치료받는다면 질병 뿐 만 아니라 마음까지도 치유될 것만 같다.




사진7. 그리피스 천문대에 올라가서 저 멀리 헐리우드를 배경으로 아들들과 함께




사진8. 그랜드서클 여행 중 앤털로프 캐년에서 우리 가족의 정기를 모아



회차 분류명 제목 등록일자
53 해외연수기 City of Hope National Medical Center, California 연수기 Ⅱ 2019-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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